Greeting Draft
총괄단장 인사말
한국의 정신분석 연구와 임상은 오랜 시간 동안 풍부한 이론적 성과와 현장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성과들은 여러 학회, 연구자, 임상가, 번역서, 강의자료, 사례회의 속에 흩어져 있었고, 처음 정신분석을 배우는 학생과 수련생, 그리고 임상 현장에서 이론을 적용해야 하는 치료자에게는 공통의 기준이 될 만한 통합 개론서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그러한 결핍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프로이트, 클라인, 비온, 라캉, 위니캇을 단순한 이론가의 이름으로 나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무의식, 욕망, 대상, 전이, 방어, 상징화, 향유, 사고, holding 같은 핵심 개념들이 실제 임상 장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정신의학적 진단과 정신분석적 사례공식화가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 합니다.
본 기획의 중요한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론의 계보와 용어를 엄밀하게 정리합니다. 둘째, 증상과 성격조직을 정신분석적 공식화의 언어로 재구성합니다. 셋째, 치료계약, frame, 해석, 전이와 역전이, 위기대응, 윤리, 슈퍼비전 등 임상 현장의 구체적 절차를 교재 안에 포함합니다.
또한 정신분석은 임상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실존철학, 현대철학, 문학, 영화, 미술, 디지털 문화와 AI 시대의 주체 문제는 정신분석이 계속 사유해야 할 영역입니다. 다만 이 응용은 문화비평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임상과 교육의 장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이 작업은 한 사람의 저술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각 이론과 임상 분야의 전문가, 철학과 문화예술 연구자, 정신의학과 임상심리 영역의 감수자, 그리고 편집 실무를 담당할 간사들이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본 시리즈가 한국 정신분석 교육과 임상 수련의 공통 언어를 만드는 데 작은 토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락길 교수(강원대)